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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4호] 2024년 4월 15일(월) 발행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인간을 수단으로 대하지 말고 목적으로 대하라"고 말했다. 사람은 존엄성을 가진 인격체기에 결코 상품으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이런 당연한 논리를 거스르는 움직임이 보인다. 바로 한국성인콘텐츠협회에서 주관한 '2024 KXF The Fashion 성인 페스티벌'이다. 해당 페스티벌은 여성 단체와 시민들의 반발로 인해 일단 중단됐다. 그러나 주최 측에서는 계속해서 행사를 개최하려는 모습을 보여 우려된다. 성인 페스티벌이
차장칼럼
최정윤 기자
2024.04.15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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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2016년 이세돌 9단과 AI(Artificial Intelligence) 알파고가 겨뤘던 바둑 대결의 결과다. 당시 모두가 이세돌의 완승을 예견했지만 그는 다섯 번의 대국 중 단 한 번의 승리밖에 거머쥐지 못했다. 모두의 예상을 깬 AI의 승리는 우리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결국 8년이 지난 현재 AI는 우리의 삶에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됐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해당 기술을 악용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을 막을 법적 제도의 마련이 더딘 상황이라는 것이다. 최근 여러 플랫폼에서 가수 비비의 노래 ‘밤양갱
차장칼럼
최선우 기자
2024.03.2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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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계가 남성으로 가득 차 있던 것은 비단 어제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에 따르면 지난해 개봉한 영화 183편의 여성 감독 비율은 22.8%에 불과했다. 이는 한국 영화계의 상당 부분을 남성 감독이 독점하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준다. 남성 중심적인 한국 영화 산업 속에서 여성 창작자들은 점차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영화계에서 여성들이 활약하기 힘든 원인에는 그들에게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구조적 불균형의 영향이 크다. 영진위는 ‘2023년 한국영화 성인지 결산’을 통해 영화계에 진입하고자 하는 여성들은
차장칼럼
김지연 기자
2024.03.2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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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2일(일) 예능 프로그램 가 3년 만에 다시 방영을 시작한다는 소식이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프로그램의 코너 ‘니퉁의 인간극장’에서는 2023년의 광경이라고 믿기 어려운 장면이 송출됐다. 해당 코너에는 어눌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결혼이주여성 니퉁과 그런 며느리를 구박하는 시어머니가 등장한다. 시어머니는 “니 똥인지 니퉁인지”, “우리 아들 돈 빨아먹는다”며 니퉁을 인격적으로 무시하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 이처럼 비하 개그로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고자 하는 전략은 뿐만 아니라 방송가
차장칼럼
김지아 기자
2023.12.04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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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포세대’. 청년층 사이에 연애·결혼·출산 등을 포기한 ‘3포세대’에 이어 그보다 더 많은 N 가지 가치를 포기하는 이들을 뜻하는 말이다. 집과 경력 등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세대를 가리키는 유희적 표현이지만 더 이상 웃고 넘어갈 수만은 없다. 우리 나라에는 N포세대가 있다면 중국에는 ‘탕핑족’이 있다. 탕핑은 ‘납작하게 눕는다’는 뜻으로 결혼과 취직을 포기한 채 무기력해진 청년들을 가리킨다. 문화와 사회구조도 다르지만 젊은 세대는 꿈 대신 포기를 선택하며 곪아가고 있다. 청년들이 불안정하고 고된 길을 가게 된 데는 어려운 취
차장칼럼
서지원 기자
2023.10.16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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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수습기자로 처음 학보사실에 들어설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아무것도 모른 채 기자실을 들어서는 순간 수많은 기자가 모여 글을 읽고 의견을 나누던 모습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나를 ‘기자’라고 부르는 사람들과 함께 누군가를 인터뷰하고 기사를 써 내려가는 생활이 처음에는 너무나 낯설게 느껴졌다. 그러나 나는 이제 어엿한 차장 기자가 됐고 어느덧 학보사 생활의 끝을 바라보고 있다. 1년 동안의 학보사 생활은 나에게 큰 도전이었다. 1면과 2면의 보도는 ‘어떤 소재의 기사를 써야 학우들에게 도움이 될까’라는 고민의 연속이었다.
차장칼럼
박수빈 기자
2023.06.06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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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름부터 은행 비밀번호까지 모두 저장된 매체는 무엇일까. 바로 휴대전화다. 현대인의 필수품인 휴대전화는 한 사람을 대변할 수 있을 정도로 수많은 개인정보를 담고 있다. 이제는 서류상의 개인정보를 넘어 지문이나 얼굴인식과 같은 민감정보까지 저장하는 휴대전화를 안전하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 휴대전화 사용자라면 모두 이동통신사를 통해 기기를 사용하게 된다. 그렇기에 개인정보 보호 체계는 이동통신사를 믿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보 주체들은 무조건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개인정보처리자들인 이동통신사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했지만 이에 대해
차장칼럼
이단비 기자
2023.05.1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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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고인플레이션의 시대. 국민들은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높은 물가와 어려운 경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이들의 고통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전 세계 무역 시장은 물론 모든 경제 시장이 멈춘 시점부터 시작됐다. 4년 만에 코로나19 종식을 앞두고 있지만 경제 재건은 여전히 큰 숙제로 남아있다. 국가 경제가 무너져 내려앉던 1997년 외환 위기에 대한민국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국민 개개인, 즉 노동자들의 단합으로 일궈낸 경제 성장 덕분이었다. 그렇다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도 우리
차장칼럼
이단비 기자
2023.04.10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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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생활 어때요?” 이번 호 기획 기사를 취재하면서 만난 취재원이 물었다. 그 질문을 들은 순간 많은 날이 기억에서 스쳤다. 처음 취재원에게 인터뷰 요청 메일을 보냈던 날, 처음 나의 명함을 내밀었던 날. 내 첫 취재는 두려움이 전부였다. 그렇게 무엇을 배웠는지 정리할 틈도 없이 시간은 흘러갔고 어느새 차장 기자가 됐다. 취재, 특히 취재원을 만나 정보를 얻는 인터뷰는 내 바람처럼 진행되지 않았다. 취재원이 메일 확인해도 답변이 오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하루는 취재원 10명에게 인터뷰 요청 메일을 보냈는데 1명에게만 회신이
차장칼럼
안유정 기자
2022.06.0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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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마한 귀와 손가락에 액세서리를 야무지게 착용하고 화장대 앞에서 여유롭게 화장을 받는 분홍색 비버. 언뜻 보기엔 귀엽고 사랑스럽게만 느껴진다. 그러나 이 비버가 유아용 애니메이션 (이하 뽀로로)에 등장하는 캐릭터 ‘루피’라는 사실에 주목한다면 단순히 ‘귀엽다’며 넘기기 힘들 것이다. 유아용 캐릭터가 어른의 모습을 어설프게 흉내 내는 모습이 기괴하고 불편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 속 루피는 평소 친구들에게 친절을 베푸는 따뜻한 성격의 소유자로 그려진다. 하지만 2019년 루피의 얼굴을 익살스럽게 망가뜨려
차장칼럼
양진서 기자
2022.06.0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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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관심’이 곧 돈이 되리라고 누가 예상했겠는가. 더 많은 영상 조회 수와 구독자 수를 위해 경쟁하는 온라인 세계가 이제 우리에게는 너무도 익숙하다. 그러나 최근 콘텐츠 제작자들이 대중의 관심을 끄는 방법은 상당히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가령 유튜브에 ‘영화 리뷰’를 검색하면 당혹스러움을 불러일으키는 섬네일을 상당수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의 섬네일은 지나치게 선정적이거나 잔인하며 특히 여성의 신체를 성적 대상화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이는 영화의 전체적인 내용이나 주제와 전혀 무관하다는 점에서 의문스럽다. 드라마
차장칼럼
양진서 기자
2022.05.16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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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저자 류승연 작가를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취재를 하며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장애아를 위한 정부 정책을 알아야 할 주민센터 직원이 없다는 것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정책 담당자가 계속 바뀌어 전문적으로 알고 알려줄 사람이 부재한다는 것을 알았다. 한국 사회에서 이런 상황은 흔하다. 장애인, 청소년 복지 정책에 대한 문의를 비롯해 단순한 민원까지도 담당자를 찾는다며 전화를 이리저리 돌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원인은 간단하다. 담당자가 자신의 업무를 완벽하게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차장칼럼
한별 기자
2020.11.30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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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언론을 신뢰하고 있는가? 올해 KBS가 실시한 언론 신뢰도 조사에서는 ‘언론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0%에 이르렀다. 또한 한국의 언론 신뢰도는 영국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실시한 37개 조사 대상국 중 2년 연속 꼴찌를 기록했다. 사람들이 언론을 믿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설문조사에서는 오보의 비율증가, 가짜뉴스의 확산이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인터넷과 뉴미디어가 발달하면서 뉴스 제작, 생산, 판매 등 언론사 혹은 기자와 독자의 경계가 흐려졌다. 누리꾼들은 정교하게 만든 가짜뉴스를 SNS에 업로드한다. 이는 신속하게
차장칼럼
한별 기자
2020.11.30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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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의 성격은 집단을 구성한 개인들이 결정한다. 개인의 부, 사회적 위치, 경제 상황 등 비슷한 개인들이 모여 막대한 집단을 이룬다. 따라서 집단 간 갈등이 발생했을 때 집단에 속한 개인의 특성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위험의 외주화는 힘이 약한 집단이 강한 집단을 이겼던 몇 안 되는 사례 중 하나다. 2016년부터 비정규직 청년의 죽음이 드러났다. “2인 1조로 일해야 한다”, “실습생이 일할 때는 감독관이 지켜봐야 한다” 등의 기본적인 규칙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죽음에 분노했다. 하지만
차장칼럼
한별 기자
2020.11.3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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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남녀가 평등하다고 생각 안 해. 남성이 절대적으로 우월하고 압도적으로 유능하다고 보는거지. 그래서 여자를 위하고 보호하고 예뻐하고 그러지" 놀랍게도 이 내용은 한국 문학계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소설가 김훈이 한겨레 21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김 작가는 "여자를 생명체로는 묘사할 수 있어도 역할과 기능을 가진 인격체로 묘사하는데 서투르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자를 '인격체'로 묘사할 수 없다는 말은 여성혐오적이며 동시에 작가로서 대단히 무능력하다는것을 방증한다. 그럼에도 그는 황순원 문학상 수상자와 29회
차장칼럼
정세진 기자
2020.07.13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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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일) 서울권 6개 여대가 연합해 ‘방사장 사건 진상 규명 요구 집회’를 열었다. 여성들은 이번 집회를 통해 끊임없이 권력에 맞서는 연대를 보여줬다. 지난 한 달 동안 유명인사들의 성폭행·성매매 범죄가 끊임없이 보도되자 여론은 분노했다. 김학의, 윤중천, 방용훈, 승리, 정준영 등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이들을 범죄자로 만들어버린 해당 사건들의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이 일련의 사건들이 강자와 약자의 권력 구도 아래 발생한 범죄라고 말한다. 기자는 강자와 약자, 가해자와 피해자를 둘러싼 수많은 권력 중 ‘젠더권
차장칼럼
정세진 기자
2020.07.1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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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기자는 세대주가 됐다. 법적으로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 부모로부터 독립해 따로 살고 있지만 ‘독립’한 어른이 된 것은 아니다. 표면적인 어른의 조건은 하나 둘 늘어나는데 아직도 학생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있다. 어릴 적 상상했던 21살의 모습은 보다 ‘독립’적인 모습이었다. 알바를 하며 대학 등록금을 벌고 부모님의 손을 벌리지 않는 대학생. 21살이 된 지금 떠올리니 영락없는 판타지 드라마 주인공이다. 정작 기자는 휴대폰 요금을 내는 것은 엄두조차 못 내고 7000원이 넘는 점심을 먹을 때면 세 번을 고민
차장칼럼
정세진 기자
2020.07.1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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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공적이면서도 일상적이며 아주 사적인 영역이다. 어떤 가치를 우위에 두느냐는 정치의 핵심이다. 어떤 가치가 더 우월한가는 누가 결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렇기에 누가 정치를 하는가는 중요한 문제다. 어떤 가치가 우월해질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여성 100명당 남성은 100.4명으로 대한민국 남녀성비는 거의 동등하다. 그러나 21대 국회 여성의원은 300명 중 57명이다. 국민의 목소리를 입법에 반영하는 국회에 여성의원은 고작 19%에 불과한 것이다. 수적 우위를 차지한 남성에 의해 지배되는 국회는 남성
차장칼럼
장세원 기자
2020.06.0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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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산에서 맹견 2마리가 아파트 주민을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됐다. 피해자는 허벅지 부상으로 석 달 넘게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는 예외적인 사고가 아니었다. 소방청에 따르면 하루 평균 6건의 ‘개물림 사고’가 발생한다. 개물림 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람까지 생기면서 이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그렇다면 왜 우리 사회에 이런 사고가 반복될까? 반려견의 공격적인 성향은 하루아침에 생겨나지 않는다. 반려견이 살아온 생활 환경과 반려인의 양육 방식이 원인이 된다. 반려인이 자신의 반려견을 통제하지 못하고 기본적인 교육조
차장칼럼
김수진 기자
2020.06.02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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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나 자산 관리법을 공유하고 배우는 움직임이 페미니즘 안에서 일고 있다. 여성이 다른 여성의 사회적 생존을 응원하고 서로의 방법을 나누는 흐름은 아주 바람직한 현상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종종 이상하게도 이 일에 동참하지 않는 다른 여성, 혹은 ‘현명하게 소비하지 않는’ 여성을 향한 비난으로 흐를 때가 있다. 여성이 남성보다 돈이 없는 것은 근본적으로 차별적인 노동시장의 임금 때문이지 취미에 돈을 흥청망청 쓰고 주식에 관심을 두지 않는 개인 여성의 탓이 아니다. 혹자는 자꾸만 구조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치환한다. ‘개인적인
차장칼럼
장혜윤 기자
2020.05.18 0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