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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4호] 2024년 4월 15일 발행 필자가 점심 식사를 위해 패스트푸드점에 방문했던 지난 주말의 일이다. “학생, 이것 좀 도와줄 수 있겠어요? 햄버거를 사려고 하는데요”. 키오스크 앞에 서있던 노인이 한참을 헤매다 필자에게 도움을 청해왔다. 현금 결제를 제외한 모든 주문을 키오스크로 해야 하는 매장에서 기기 사용에 익숙지 않은 그가 곤경에 빠진 것이다. 그날은 필자가 노인을 도왔지만 요즘 같은 자동화 시대에 그가 또다시 같은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은 매우 다분하다. 비단 키오스크 앞에서의 광경만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빠른
국부장칼럼
김지아 기자
2024.04.1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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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야구의 시간입니다’. 유명한 야구 게임의 광고문구인 이 말처럼 올해도 어김없이 야구의 시간이 돌아왔다. 지난 23일(토) 2024 KBO리그가 개막하면서 10개의 프로야구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이하 KBO)는 본격적인 야구팬 맞이에 나섰다. 그에 화답하듯 팬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야구 즐기기에 한창이다. 그러나 고령자를 비롯한 디지털 취약계층은 야구팬의 범주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스포츠 관람 문화에 편리함을 가져왔다. 경기 표를 온라인으로 예매하는 것이 당연해졌고, TV보다 휴대폰으로 중계방송을 시
국부장칼럼
이예림 편집국장
2024.03.2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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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생존. 환경에 적응한 강한 생물만이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것은 도태돼 멸망한다는 이론이다. 그럼 어떤 생물이 강하냐고 묻는다면 다정한 사람이라고 답하고 싶다. 필자는 살아남으려면 개인주의자가 돼야 한다고 부추기는 세상에서 온화한 사람이 되고자 노력해 왔다. 정이 온기를 만들고 온기는 세상을 바꿀 힘을 지녔다고 믿기에. 이런 다짐을 할 수 있도록 도운 책 의 저자는 생물이 살아남기 위해 ‘자기 가축화’를 했다고 말한다. 이는 생물이 생존하기 위해 스스로가 가축과 같이 타자에게 친화적으로 변한다는 이야기다.
국부장칼럼
서지원 기자
2024.03.11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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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87K,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전주만 들어도 저절로 다음 가사를 흥얼거리게 된다. 우리가 술술 외고 있는 가사에도 담겨 있듯 독도는 그 누구에게도 내어줄 수 없는 소중한 대한민국의 영토다. 그러나 최근 독도를 대하는 정부의 행태를 보고 있자면 독도에 대한 애정은커녕 우리 땅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도 느껴지지 않는다. 독도에 대한 현 정부의 무관심은 독도의 영유권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흐름 속에서 더 잘 드러난다. 일본의 억지스러운 역사 왜곡은 멈출 줄을 모르고 그 방식도 점차 노골적
국부장칼럼
이예림 기자
2023.12.0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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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말의 길이 무너진 사회는 위기를 맞는다고 했다.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대간을 두어 왕에게 백성들의 말을 전하고 간언하도록 했으며 적나라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이는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말의 길을 열어 듣고 나라를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함이었다. 현대 사회에서는 그 역할을 언론이 맡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와 대학은 말의 길이 잘 통한다고 말할 수 있는 곳은 아닌 듯하다. 정부는 올해 1월 민들레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언론 길들이기’를 단행 중이다. 5월에는 MBC를, 9월에는 뉴스타파와 JTBC를 압수수색 했고
국부장칼럼
한채연 편집국장
2023.11.13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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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월 10일은 ‘임산부의 날’로 임신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형성하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그러나 기념일의 존재가 무색하게 우리 사회에서 출산과 양육을 하는 데는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실제로 노동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아름다운재단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45.5%가 여전히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 정부는 외국인 가사노동자가 저출생 문제의 해결책이 돼 줄 것이라 믿고 있다. 정부의 이런 태도에서는 인권 의식은 물론 저출생과 양육 공백
국부장칼럼
이예림 기자
2023.10.16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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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공감하는 것이다. 논어에서 공자는 평생 행동의 지침으로 삼아야 할 것을 ‘서(용서할 서:恕)’라고 말한다. 서(恕)는 같을 여(如)와 마음 심(心)을 합한 글자로 ‘같은 마음을 품다’라는 뜻도 갖고 있다. 특히 공자는 좋은 지도자가 되려면 ‘서(恕)’, 즉 ‘공감’이 중요하다고 전한다. 그렇다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달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정치적 공감은 잘 이뤄지고 있을까. 어민들과 시민단체는 수개월 전부터 오염수 방류 반대 시위를 이어오고 있고 일각에서는 일본 제품을 불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염수
국부장칼럼
한채연 편집국장
2023.09.2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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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국 사회에서는 노키즈존, 노시니어존 등 명확한 근거 없이 특정 대상을 배척하는 '노00존'이 유행인 듯하다. 이런 '노00존'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배척하려는 대상이 가게를 이용하는 다른 고객과 직원들에게 정신적·재산적 피해를 준다고 주장한다. 다수를 배려하기 위해 차별이 불가피하다고 포장하는 것이다. 최근 이와 비슷한 논리를 펴는 사례가 이어져 우려스럽다. '노타투(No Tatoo)존'이 그 사례 중 하나다. 문신을 한 사람들의 출입을 제한하거나 옷 등으로 문신을 가려야 출입할 수 있게 한 업장이 등장했다. 문신을 한
국부장칼럼
이예림 기자
2023.09.04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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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 lkm 반경에 위치한 초등학교는 세 군데. 아침이 되면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등교하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수업을 마칠 시간이 되면 한산했던 스쿨존은 다시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찬다. 이곳을 지날 때면 괜스레 미소가 지어지다가도 쌩쌩 달리는 차를 보면 덜컥 겁이 난다. 스쿨존이 아이들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복하고 안전한 등굣길이 돼야 할 스쿨존에서 올해에만 벌써 세 명의 어린 생명이 세상을 떠나갔다. 4월 대전에서는 만취한 운전자의 차량이 승아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 슬픔이 가시기도 전 지난
국부장칼럼
나도아 기자
2023.06.06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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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일(목) 우리는 5.18 민주화운동 43주기를 맞는다. 그리고 이번 5월은 ‘오월 정신 헌법전문 수록’을 약속했던 후보가 대통령에 취임한 지 1년이 되는 달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광주 시민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낸 자유와 민주주의가 잘 실현되는 곳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윤석열 정부는 오월 정신 헌법 수록은커녕 교과서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빼려다 사회적 뭇매를 맞았다. 지난해 12월 교육부가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에는 5.18 민주화운동이 삭제됐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뒤늦게 의도하지 않은
국부장칼럼
한채연 편집국장
2023.05.15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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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수)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2만여 명의 사람들이 국회 앞으로 발걸음을 모았다. 그들 손에는 ‘간호법 제정’이라는 하늘색 피켓이 들려있었다. 이들이 피켓을 들어야만 했던 이유는 여전히 우리나라에 간호사를 위한 법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속한 38개국 중 33개국은 간호법을 제정해 이미 시행 중이지만 여기에 대한민국은 없다. 간호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은 무려 46년 전부터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의 문턱을 넘진 못했다. 그러다 2월 9일(목) 드디어 간호법은 힘겨운 과정을 거쳐 본회의까지 올
국부장칼럼
나도아 기자
2023.04.1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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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슬픔을 모르는 사회는 비참한 공동체다. 신형철 평론가의 말이다. 참담한 소식이 줄을 잇는 한국 사회에서 타인의 슬픔이란 무엇인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툭툭 털어버리면 그만인 한낱 미련일 뿐인가. 지금의 우리 사회는 그야말로 비참한 공동체가 아닐 수 없다. 심지어는 국가가 나서 국민의 슬픔을 지우려고 하니 말이다. 지난 6일(월) 윤석열 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해법으로 내놓은 ‘제3자 변제안’은 국민적 공분을 샀다. 수십 년의 세월 동안 일본의 사죄를 요구하며 아픈 기억 속에 살아온 피해자들을 한순간에 지워버
국부장칼럼
한채연 편집국장
2023.03.27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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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일본은 지금껏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발생한 오염수를 저장탱크에 보관했으나 탱크의 용량 부족을 이유로 이를 바다에 방류하는 무책임한 방식을 택했다. 바다가 한순간에 일본의 방사능 처리장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일본 정부는 약 30년에 걸쳐 무려 130만t(톤)의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낼 예정이다. 이런 결정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위해 도쿄전력은 “안전을 확보한 뒤 오염수를 방류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과연 ‘안전’과 ‘오염수’가 한데 묶일 수 있는지
국부장칼럼
나도아 기자
2023.03.06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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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함께 시작한 독서 모임이 올해는 다소 이른 11월에 막을 내렸다. 어휘력 좀 길러보자는 단순한 마음 위로 책임감이 쌓이고 쌓여서 모임을 시작한 지 벌써 1년에 다다랐다. 되돌아보면 그동안 매주 책 한 권을 읽으면서 수많은 책이 나를 거쳤지만, 그중 친구의 추천으로 읽게 된 '어린이라는 세계'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좋은 어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어린이를 배울 수 있었고 나도 그런 어른이 돼 어린이의 세계를 존중하고 싶었다. 최근에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적으면 6살, 많아 봐야 초등학교 고학년인 어린이
국부장칼럼
차재연 기자
2022.12.05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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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나라 돌아가는 꼴이 말이 아니다.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어났다고 차마 믿기 힘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10월 29일(토)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156명이 사망하고 196명이 다치는 최악의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핼러윈을 앞두고 해밀톤 호텔 옆에 있는 폭 3.2m, 길이 40m 정도의 좁은 골목에 인파가 몰리면서 이런 참사가 일어난 것이다. 단일 사고 인명 피해로는 2014년 4·16 세월호 참사 이후 최대 규모로, 사고 소식을 접한 많은 국민이 밤새 공포에 떨면서 관련 보도를 지켜봐야만 했다
국부장칼럼
이은세 편집국장
2022.11.14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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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학버스, 와이파이, 학생 식당 등 올해 들어서만 교내에 일어난 논란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에 학생들은 갖가지 불만을 호소한다. 학생의 태도를 늘 예의주시해야 하는 학보사는 이번 학기 발행하는 매 보도 기사에 ‘학우들의 불만이 끊이질 않는다’, ‘학우들이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는 말을 습관처럼 달고 있다. 실상 학교의 만행으로 학우들뿐 아니라 교내 부속 기관이 보는 피해도 꽤 심각한 상황이다. 단, 학생들의 뒤에서 묵묵히 일해야 하는 학생 기관은 섣불리 불만을 토로할 수 없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비밀에 부쳐진 학보사의 복지
국부장칼럼
차재연 기자
2022.10.1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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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 했다. 국가와 사회발전의 근본초석이 교육에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이런 말이 무색할 정도로 교육을 홀대하고 있다. 현 정부가 출범한 지 넉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교육부에는 수장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윤 대통령은 대통령직 인수위원에 교육 정책 전문가를 단 한 명도 임명하지 않았다.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볼 수 없던 일이다. 현 정부의 초대 교육부 장관으로 지명됐던 김인철 전 후보자는 도덕성 논란으로 인사청문회 자리에 오르지도 못한 채 낙마했다. 이어 음주운전, 논문 표절 등
국부장칼럼
이은세 편집국장
2022.09.2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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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신청 며칠 전부터 수강정정 기간 마지막 날까지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은 항상 떠들썩하다. 비록 익명으로 운영되는 에브리타임이 얼마나 신빙성이 있을지는 의문이긴 하다만 게시판을 종일 도배하고 있는 수강신청 관련 불만을 보고 있자면 ‘빡센 수강신청’이 비단 학생 한두 명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PC방에 가거나 사례를 지불하며 함께 수강신청을 할 ‘용병’을 구하는 것은 당연한 관행이 됐지만 돌이켜보면 제 돈 내고 다니는 학교에서 듣고 싶은 수업을 듣지 못한다는 것은 여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필자의 학과도 늘 수강신
국부장칼럼
김채현 기자
2022.09.05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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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신문에 대한 무관심은 씁쓸한 결과로 이어진다. 날이 갈수록 인터넷 뉴스를 보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으며 많은 자원과 인력이 투여되는 종이신문의 입지는 점점 좁혀지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9년 ‘언론수용자조사’에서 신문 가구 구독률은 6.4%로 나타났다. 1996년 구독률이 69.3%였던 것에 비하면 종이신문 이용률은 현저히 낮아진 것이다. 대학에서 또한 종이신문을 향한 관심은 줄어들고 있다. 비대면 수업은 ‘학보의 멸종’을 가속했다. 본지 역시 남는 학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2020년 4천 부가 발행되던 신문은 2021
국부장칼럼
김채현 기자
2022.06.0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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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휴대폰 진동에 눈을 뜬 나는 매일 같은 이유로 잠에서 깬다. 나를 찾는 카카오톡 알림음, 전화 진동음 혹은 다른 어떤 진동이 오전 9시부터 울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후 10시부터 오전 9시까지 자동으로 ‘방해금지모드’ 기능을 켜 논다. 잠에 드는 시간만큼은 모든 압박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방해금지모드를 켜놓는 동안에도 휴대폰 속은 시끄럽다. 겉으로만 들리지 않는 알림에 안도하며 미제출 과제가 남아 있다고 알려주는 이클래스 알림, 빠른 시일 내에 답장을 달라는 문자, 승인 요청이 왔다는 이메일이 쌓여간다.
국부장칼럼
조유진 기자
2022.05.16 0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