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JTBC 공식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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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본 | 서인

연출 | 김석윤

편성 | JTBC


 ‘법꾸라지’. 이는 법과 미꾸라지의 합성어로 법을 잘 아는 만큼 그 허점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법은 만민에게 평등하다’는 말이 있지만 현실 속 법꾸라지를 보면 법은 그 자체만으로는 정의롭지 못한 듯하다. 여기 법꾸라지보다 더 영악한 이들에 맞선 로스쿨생들의 고군분투기를 그린 드라마가 있다. 드라마 <로스쿨>은 권선징악을 통해 법의 정의를 찾아가는 예비 법조인들의 모습을 몰입도 넘치는 서사와 연출로 풀어냈다.

 드라마는 등장인물의 입체적인 서사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여러 인물 중에서도 특히 전예슬(고윤정)의 성장 서사가 가장 인상적이다. 그는 평소 남자친구 고영창(이휘종)으로부터 데이트 폭력을 당해왔다. 그러던 중 전예슬은 불법촬영물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던 고영창에게 중상해를 입혀 피의자의 신분으로 재판을 받게 된다. 재판 초반까지만 해도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던 전예슬은 양종훈(김명민)의 도움으로 자신의 가해 행위를 정당방위로 입증해 낸다. 스스로를 변호해 무죄를 선고받은 예슬의 모습에서는 진정한 법조인의 면모가 느껴진다. 나아가 그는 ‘리걸 클리닉’에서 데이트 폭력 피해자에게 무료로 법률 상담을 해주며 용기를 건네기도 한다. 피해자로서 위축됐던 주인공이 또 다른 피해자에게 상담을 해줄 만큼 성장하는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감동을 자아낸다. 이처럼 <로스쿨>은 해당 에피소드를 통해 피해자가 당당하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도 된다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또한 <로스쿨>은 한 장면의 모든 대사를 끊지 않고 촬영하는 ‘원테이크’ 기법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여타 법정 드라마와 차별점을 가진다. 보통의 법정 드라마는 등장인물들의 긴 대사로 인해 원테이크로 촬영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해당 드라마는 시청자가 마치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로스쿨과 재판장에 들어간 듯한 느낌을 받도록 연출했다. 이런 촬영 기법은 특히 한준휘(김범)가 죽은 삼촌을 떠올리며 법과 관련된 명언을 남기는 장면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대사를 끊지 않고 촬영한 덕분에 삼촌에 대한 그리움이 자아낸 흐느낌이 오디오에 그대로 담겼기 때문이다. 배우들의 작은 호흡까지 느껴지는 장면은 시청자들이 극중 인물의 감정에 쉽게 이입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처럼 등장인물의 섬세한 감정선까지 놓치지 않은 연출은 완성도 높은 법정 드라마를 만들어 냈다.

 <로스쿨>도 보통의 법정물이나 추리물 드라마처럼 권선징악이라는 뻔한 결말을 택했다. 그러나 해당 드라마는 모든 에피소드에 시청자가 항상 함께할 수 있도록 이끈다는 점에서 절대 뻔하지 않다. 탄탄한 서사와 뻔하지 않은 연출로 권선징악의 정수를 보여주는 법정 드라마가 궁금하다면 <로스쿨>을 시청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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