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오랫동안 몰두해 온 일을 포기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해 본 적이 있나요? 지금까지 쌓아온 것들을 뒤로 하고 무언가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란 쉽지 않은데요. 그러나 도전을 위한 한 번의 용기는 종종 우리에게 생각지도 못한 기회의 문을 열어주기도 합니다. 이번 사람면에서는 일단 해보자는 마음으로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는 하다필름의 이호연 동문(의류15)을 만나봤습니다.

(사진제공·이호연 동문(의류15)) 숏폼 크리에이터 이호연 동문(의류15)의 모습이다.
(사진제공·이호연 동문(의류15)) 숏폼 크리에이터 이호연 동문(의류15)의 모습이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울여자대학교 학우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여자대학교 의류학과 15학번 졸업생 이호연입니다. 학교를 졸업한 뒤 현재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에서 콘텐츠를 제작하는 숏폼 크리에이터 ‘HADA’로 활동하고 있어요. 만나 뵙게 돼서 정말 반갑습니다.(웃음)

숏폼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사실 처음부터 숏폼 크리에이터가 되려고 했던 건 아니었어요. 대학교에 입학할 때까지만 해도 패션이 좋아서 의류학과에 진학했죠. 하지만 공부를 하면서 그 길이 제 적성에 맞는 일인지 고민하게 됐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걸 찾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기 시작했는데요. 그중 패션보다 더 역동적인 방식으로 를 표현할 수 있는 미디어의 매력에 빠져 여행 콘텐츠 PD로 전향했다가 현재는 숏폼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어요.

영상이라는 비전공 분야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대학교에서 영상에 대해 깊게 배워본 적이 없으니 관련 분야를 전공한 사람들에 비해 지식이 부족했습니다. 초반에는 영상을 어떻게 기획해야 하는지부터 촬영과 편집의 방향성까지 많은 부분들이 막막하게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카메라에 대해서도 잘 모르다 보니 실수를 정말 많이 했죠. 저보다 영상 분야에 오래 종사하신 회사 선배님들에게 질문하며 공부했습니다. 전공하지 않은 영역을 직업으로 삼다 보니 힘들었던 날도 많았지만 제가 진심으로 하고 싶었던 일이었기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어요.

동문님이 꾸준히 도전할 수 있던 원동력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새로운 분야에 대한 호기심입니다. 저는 궁금한 일이 생기면 그게 뭐든 일단 해보는 성격이거든요.(웃음) 영상을 기획할 때도 항상 새로운 주제를 시도하곤 하죠. 앞으로도 도전해 보고 싶은 영상이 많아서 숏폼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에 싫증이 날 일은 없을 것 같아요.

동문님이 생각하시는 숏폼 크리에이터란 어떤 직업인가요?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가진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숏폼은 등장한 지 8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짧은 시간에 다양한 얘기를 풀어낼 수 있다는 강점이 있어요. 그런 특징을 기반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죠. 이 직업 역시 숏폼의 성장과 함께 계속해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점차 TV보다 핸드폰을 통해 영상을 시청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현상도 이 직업의 성장에 기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웃음)

영상을 기획하고 올리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나요?

 저는 대부분의 영상을 혼자 찍는 편입니다. 주제 선정 대본 작성 영상 촬영을 모두 직접 하고 있어요. 우선 본격적인 촬영에 앞서 영상의 주제부터 정합니다. 영상을 제작하는 시기에 화제가 되는 키워드를 많이 참고해요. 특히 유행에 민감한 옷을 주제로 한 영상이라면 더욱 그렇죠. 예를 들어 겨울에 머리를 전부 덮는 방한 의류인 바라클라바가 유행했을 때는 이를 활용한 코디 영상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주제를 선정한 뒤에는 대본을 작성하고 하루에 3개에서 4개 정도의 콘텐츠를 몰아서 촬영해요. 다른 회사에 다니면서 크리에이터를 겸업했을 땐 주말 중 하루 동안 촬영을 다 끝내고 나머지 하루에 종일 편집을 하기도 했어요. 지금은 크리에이터가 본업이 된 만큼 이전보다는 조금 더 여유롭게 작업하고 있습니다. 편집을 모두 마친 영상은 날짜별로 나눠서 제가 활동하고 있는 플랫폼에 올려요.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제가 주로 제작하는 영상은 여행이나 MBTI 등 일상적인 주제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영상을 봐주시는 분들이 공감하지 못한다면 제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도 무용지물이 되죠. 공감을 유발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영상 주제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여행 콘텐츠를 제작할 때는 제가 여행지에서 느낀 감정을 시청자도 느낄 수 있도록 제가 경험한 풍경을 있는 그대로 담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또한 MBTI에 관한 상황극 영상을 찍을 때는 실제로 해당 MBTI를 가진 친구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해요.

(사진제공·이호연 동문(의류15)) 스위스에서 여행을 즐기고 있는 이호연 동문(의류15)의 모습이다.
(사진제공·이호연 동문(의류15)) 스위스에서 여행을 즐기고 있는 이호연 동문(의류15)의 모습이다.

여행 관련 콘텐츠를 많이 제작하셨는데요. 지금까지 가 본 여행지 중 학우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곳이 있나요?

 그동안 여행했던 많은 나라들이 생각나는데요.(웃음) 그중에서 홍콩을 가장 추천하고 싶습니다. 홍콩의 낭만적인 밤에 견줄 수 있는 곳은 거의 없거든요. 반짝이는 조명들로 수놓아진 홍콩의 야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한참 넋을 놓고 바라봤던 기억이 나네요. 홍콩은 음식도 정말 맛있습니다. 만약 후배님들이 여행을 간다면 침차이키라는 국숫집에 꼭 가보셨으면 좋겠어요. 그곳에서 먹은 새우 완탕면이 제가 홍콩에서 먹었던 음식 중 가장 맛있었습니다. 담백하고 깊은 국물과 쫄깃한 새우 완탕의 식감이 정말 일품이에요.

동문님에게 여행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여행은 근육이라고 생각합니다. 근육은 운동을 한번 했다고 바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해야 어느 순간 눈에 보이잖아요. 여행도 마찬가지예요. 우리가 여행을 간다고 그 경험을 바로 체화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여행을 통해 일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새로운 문화를 접하게 되죠. 경험의 근육들이 한 겹씩 쌓이면 어느 순간 자신의 강력한 무기가 될 겁니다. 그러니 비교적 시간 여유가 많은 학생 때 여행을 많이 가보시길 바라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건 지금뿐입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영상은 무엇인가요?

 ‘2024 TikTok Short Film Competition’에 출품한 세로형 단편 영화 <나와 똑같이 생긴 AI와 같이 살면 어떨 것 같나요?>에 가장 애착이 갑니다. 해당 영상에서는 AI와 인간이 공존하는 가상의 시대를 표현해 봤는데요. 그동안 숏폼 콘텐츠는 많이 만들어봤지만 영화는 이번이 첫 도전이어서 더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 보통 과정보다 결과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그때만큼은 제작 과정에서도 큰 재미를 느꼈습니다. 아마 평소에 제가 도전하고 싶었던 분야였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번 작업을 시작으로 영화를 더 많이 제작해 보고 싶습니다. 아직도 공부해야 할 건 산더미처럼 많지만 첫술에 배부른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일단 해봐야죠.(웃음)

마지막으로 서울여대 학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고민하지 말고 도전하세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해 다방면으로 도전해 왔습니다. 용기 내서 도전한 덕분에 지금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먼저 본인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부터 고민해 보길 바랍니다. 그게 곧 앞으로 남은 시간을 행복하고 뜻깊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니까요. 저는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마다 버티면 승리한다는 좌우명을 되새기곤 합니다. 도전하는 그 순간에는 눈에 보이는 성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목표했던 곳에 도달할 수 있다는 뜻이죠. 그러니 후배님들도 아무 생각 없이 일단 시작해 보세요. 도전하고 열심히 버티세요. 그러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웃음)

 

김지연 기자 swpress211@hanmail.net

김예진 기자 swpress2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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