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타고 가다가 도로에 칠해진 분홍색선과 초록색 선을 본 적 있나요? 단순해 보이는 그 선들이 운전자들의 안전과 편리함을 확보해 준다고 하는데요. 이번 지식보부상에서는 도로 위의 알록달록한 안전지킴이 노면 색깔 유도선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노면 색깔 유도선은 무엇인가요?

 노면 색깔 유도선은 운전자에게 주행 방향을 미리 알려주기 위해 그려진 선입니다. 이 선은 중앙선과의 거리에 따라 분홍색과 초록색으로 나뉘는데요. 중앙선에서 먼 차로에는 분홍색 선이 쓰이고 가까운 차로에는 초록색 선이 사용됩니다. 노면 색깔 유도선 위에는 흰색의 화살표도 함께 그려져있어요. 이 표시는 도로의 표면 색깔이 잘 보이지 않는 야간에도 운전자가 유도선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현재 국내에는 총 906곳에 노면 색깔 유도선이 설치돼 있어요.

노면 색깔 유도선은 어떻게 생겨났는지 궁금합니다.

 노면 색깔 유도선은 안산분기점의 사고율을 낮추기 위해 처음 설치됐습니다. 20113월 서해안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가 만나는 안산분기점에서 큰 사고가 발생해 운전자가 사망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그 당시 안산분기점은 연간 평균 25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하던 곳이었죠. 이에 한국도로공사 윤석덕 직원은 도로에 색을 칠해 심각한 사고 발생률을 줄이고자 했습니다. 2011년에는 도로교통법상 도로에 칠할 수 있는 색이 중앙선을 표시하는 노란색 차선을 구분하는 하얀색 버스전용차로와 하이패스 도로를 나타내는 파란색 규제를 위한 빨간색 총 4가지뿐이었는데요. 윤 직원은 인천경찰청의 일시적인 승인을 받아 안산분기점에 분홍색과 초록색 선을 칠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나라에 최초로 설치된 노면 색깔 유도선이에요. 노면 색깔 유도선을 설치하면서 안산분기점의 사고 건수는 반년 동안 단 3건으로 줄었습니다. 그럼에도 해당 유도선은 당시의 도로교통법에 위반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설치 장소가 크게 확대되진 않았어요. 2014년에 한국도로공사가 내부규정을 신설하면서 비로소 색깔 유도선의 설치가 공식적으로 인정되기 시작했답니다. 2021년에는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며 노면 표시를 위해 도로에 분홍색과 초록색을 사용하는 게 합법화되기도 했어요. 덕분에 시범설치에 불과했던 노면 색깔 유도선을 우리 주변에서 더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죠.

노면 색깔 유도선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노면 색깔 유도선을 설치한 이후 우리나라의 교통사고율이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고속도로 분기점과 나들목에서 발생하던 교통사고는 유도선을 설치하기 전보다 약 27%나 감소했는데요. 운전자가 도로에 칠해진 유도선을 보고 자신의 경로를 명확히 인식할 수 있게 돼 주행 경로를 착각하는 일이 줄었기 때문이죠. 서울시의 조사에 따르면 교통사고 위험도 또한 14%가량 감소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유도선이 필요한 도로가 아닌 곳에도 노면 색깔 유도선을 설치하기 시작하면서 그 수가 필요 이상으로 늘어나고 있어요. 많아지는 색깔 선들 때문에 도로의 채도가 높아지면 운전자의 시야가 분산되고 집중력이 흐트러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노면 색깔 유도선은 국토교통부의 규정에 따라 꼭 필요한 도로에만 설치하는 것이 중요해요.

 

참고: 국토교통부 블로그, 한국도로공사 홈페이지, kG모빌리티 블로그,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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